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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압력탄>

이 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한창인 2022년 3월 1일을
마지막으로 최종 업데이트된 글입니다.

지금 이시각 푸틴은 지금 한시라도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할 텐데요.

TOS-1이 벨고르드로 향하는 모습

우리나라 기준 2월 26일
러시아군의 TOS-1 부라티노가 우크라이나
북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 됐습니다.
+2월 28일, 우크라이나인 5만명이
거주하는 소도시 아크튀르카에서
이 TOS-1A에서 발사된 열압력탄이
사용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 열압력탄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언론의 관심을 받는 것일까요?
오늘의 주인공은 열압력탄입니다.

?: 이 무기 누가 먼저 만든거야?
나치 독일: 응 나야~
?: 또 너야?

슈투름티거 / 차체는 6호전차 티거에 주포는 잠수함 폭뢰발사기를 사용한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은
연합군과 소련의 시가전에 진절머리가 났다.
건물에 숨어서 반격하는 적군을 처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시가전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를 여럿 만들어냈는데
시가전의 끝판왕 '슈투름티거'와
최초의 돌격소총 STG-44 등이 그것이었다.
슈트름티거가 어떤 무기인가?
무려 380mm/351kg의
로켓을 발사하여 멀쩡한 건물을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를
실현시켜주는 돌격전차 아니겠는가.

최초의 돌격소총인 STG-44

그럼 또 STG-44는 어떤 무기인가?
적군이 시가전에서
한발 한발 단발사격 하고있을때
연발로 적을 쓸어버리는 무기아닌가.
이만큼 시가전에 진심이었던
독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네벨베르퍼 / 이전에도 독일엔 열압력무기가 존재했으나 본격적으로 사용된 건 네벨베르퍼 로켓포 부터다.

다연장 로켓포로 사용하던
네벨베르퍼 로켓포에

프로판 가스를 가득 채운 로켓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 로켓탄은 연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이
프로판가스, 가솔린, 등유 등
인화성 물질로 이루어져있고,
발사 몇 초 후 사방으로 내부 인화성 물질이
사방으로 분사되게 설계됐다고한다.
이렇게 인화성 물질 로켓탄을
연이어 2~5발, 발사한 뒤
마지막 한 발은 일반 로켓을 발사해
그 폭발로 불을 불였다고 한다.
이 폭발을 목격한 소련군에 따르면
"그것은 흔적도 없이 우리 병사를 죽였다."라며
엄청난 폭발이었다고 회상했다.
TMI: 이는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발견이라는 주장도 있다.
독일군의 인화성 탄이 그 자리에서
터져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연달아온
포탄에 의해 불이 붙으며 엄청큰
2차 폭발이 우연히 일어났다는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으론 우연인 것 같진 않다 ㅎ;;


독일이 패전한 이후 이기술은
페이퍼클립 작전으로 미국에 흘러갔다.
(이미 미국도 열압력 기술의 존재는 알고있었음)
그러나 정작 미국은 이 기술에
큰흥미를 갖지 않았다.

M65 원자포에서 핵포탄을 발사한 모습. 그땐 우리 모두 미쳤었죠....

핵폭탄이 개발된 이후로
그저 '핵자주포', '핵추진 미사일'등
아주 정신나간 계획들에 푹 빠져있었기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시각을 바꿀
전쟁이 일어나니, 바로 '베트남전'이었다.

미국: 우리는 '지상' 최강의 부대ㄷ...
북 베트남: 응~ 지상으로 안나가면 그만이야~
베트남에 존재하는 인공 땅굴은 길이가 800km에 달한다고한다.ㄷㄷ

1964년,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은
시작은 좋았다 '시작'은 말이다....
미국은 얼마안가 북베트남의 게릴라 전술과
땅굴 공격에 미군은 지금 우크라이나와
시가전을 치루는 러시아처럼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미국 본토에서 오히려 반전 여론이 들끓었고
미국은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할 상황이 됐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이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던 핵무기들은 정작 전쟁이 나자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도 못했다.
그리하여 미국은 어쩔 수 없이
핵무기 대신 땅굴 속 숨어있는
적을 죽이기 위해 폭격이란 폭격은
다 쏟아부어 봤지만
재래식 폭탄은
그 파편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기에 땅굴 위에

직격을 하지 않는 이상 숨어있는
북베트남군에겐 피해가 있을리 없었다.
TMI: 이후엔 네이팜탄을 투하해 아주
쓸어버리려고 했는데 이 네이팜탄에
전신 화상을 입은 소녀의 모습이
외신 기자의 카메라에 담기며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하는
자충수가 되고 만다.
+22년 7월 2일, 이 네이팜탄 소녀의
화상치료가 50년만에 완료됐다고 한다.

CBU-72 FAE I

그리하여 미국은 비교적 관심을 덜
기울이던
열압력탄(FAE)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CBU-72 폭탄이다.
(CBU-55가 원형이지만 실전투입 X)

열압력탄, 두더지 잡는 폭탄
"땅굴, 건물 속 적만 골라죽인다."
본 gif속 열압력탄은 BLU-96 FAE II로 액체대신 분말을 분사한다.

CBU-72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CBU-72를 투하하고 지상에 닿기 전
가연성 액체인 에틸렌 에어로졸 산화물을 분사한다.
그리고 9.1m 지점에서 폭발을 일으켜
분사된 에틸렌에 불을 붙이며 내려온다.
말로만 들으면 그저 공중에 불붙인 불 쇼와
같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실상은 에틸렌에 불을 붙이기 전까지
에틸렌도 지상으로 같이 내려와서
불이 붙기에 주변을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든다.
불이 붙은 후에는 주변 공기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충격파가 꽤 긴 시간 지속된다.
(이는 어뢰의 수중 폭발 후 발생하는
팽창과 수축원리와 비슷하다.
한번 상상해보자 물속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그 순간 폭발 장소의 물은 바깥으로 밀려나겠지만
얼마 안 있어 폭발로 빈 공간을 메꾸기 위해
물이 다시 들이 닥칠 것이고
그러면 또 빈 공간으로 모이는
물의 압력으로 물이 다시 한번 밀려날 것이다.
이러한 원리로 1만 톤이 넘는 함정도
어뢰 한 발에 두 동강 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충격파가 열압력탄의
중요한 무기인데....
아래의 gif를 보자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충격파의 모습

열압력탄이 폭발해서 파동이 퍼져나갈 때
지나가는 자리의 공기는 압축시키고
지나간 뒤의 자리는 팽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의 파동은 인간에게 두 가지 해를 끼친다.
첫째, 압축된 공기와 함께 고압으로
인간의 폐(+장기)에 급속한 수축을 일으킨다.
고열에 의한 화상은 덤이다.
이때 열에 의한 화상으로부터 운 좋게
살아남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둘째, 이번엔 지나간 자리의 팽창된, 거의
진공 상태의 공기가 연이어 들이닥친다.
이로 인해 아까 수축한 폐가 미췬 듯이 팽창하는데
대부분의 인간은 이때 폐가 버티지 못하고 파열된다.
그런데 참고해야 할 것이 위에서도 말했듯
이 파동의 팽창과 수축은 빈 진공을
메꾸려는 공기들이 들이닥치고
압력으로 또 팽창하고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 상황이 1~2 초만에 수십-수백 번
반복이 되니 근처의 생명체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이것이 바로 열압력탄의 원리이고,
이러한 원리로 열압력탄은
땅굴과
건물에 숨은 적을 고열로 태워죽이거나
충격파로 인한 타박상이나 내장 파열로
생명체만 '골라'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넓은 폭발범위로 광범위한 지역의
지뢰를 제거하는데에 쓰이기도 한다)

열압력탄=기화폭탄=진공폭탄 ????

열압력탄에 대해 찾아보면 기화폭탄,
진공폭탄이라는 용어와 동일시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정말 이 폭탄들을 같다고
봐도 무방한걸까?

먼저 진공폭탄 부터 알아보자!
일부 기사에서는 종종 열압력탄이 사용되면
그 중심부가 일시적으로 진공상태를 이루기에
진공폭탄이라는 명칭 쓴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열압력탄 뿐만 아니라
모든 폭탄은 폭발하면 그 지점의
산소와 공기가 연소하거나 밀려나기에
순간적으로 진공상태가 된다.
따라서 '진공폭탄'이라는 용어는
쓰면 안된다고 하긴 뭐하지만 정확한
명칭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그럼이제 기화폭탄을 알아보자!
일단 기화폭탄은 열압력탄이라 불리는 게 맞다.
하지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액체가
기화(氣化)하는 폭탄이다.
즉 열압력탄 중에서 위에서 설명한 CBU-72는
에틸렌 에어로졸이라는 인화성 액체를 사용하고
분사될 때 분무운-기체 상태가 되므로
기화폭탄이면서 열압력탄으로 불리는 게 맞다.
그러나 현재는 위의 BLU-96처럼
대부분의 열압력탄 무기가
인화성 액체의 보관성 문제로 인해
주로 분말(고체) 형태의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므로
기화폭탄은 열압력탄인가? O
열압력탄은 기화폭탄인가? X
라고 할 수 있겠다.

TOS-1, 열압력탄의 환상의 짝궁

사람이 제일 고통스럽게 죽는 법은
불에 타죽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열압력탄은 비인도적인 무기이지만
UN에서 공식적으로 비인도적 무기로 지정하지 않아
민간 공격을 제외하곤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여 우리나라도 보유 중에 있다.
이런 열압력탄은 대형화하여 폭탄에서 투하하거나,
소형화하여 RPG에 꽂아
탄두로 쓰는 등의 활용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사용 방법은
다연장 로켓발사대에 실어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사악함을 실현한 무기가 있으니
바로 러시아(소련의) TOS-1이다.

러시아군의 TOS-1A

TOS-1은 1988년 배치된 무기로 T-72의
차체에 다연장 로켓 발사대를 탑재한
모습이다. 탑재하는 로켓포는
열압력탄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로켓 추진체와 가연성 물질을 같이 넣다 보니
최대 6km의 짧은 사거리가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단 사거리 안에만 들어가면
220mm의 열압력 로켓탄을 30발 연속으로
쏘아대니 그 위력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실제로 1999년 시작된 체첸 전투에서
러시아는 전쟁이 길어지자 민간, 군사시설
할 것 없이 체첸 분리주의자가 있는
수도 그로즈니를 향해 TOS-1가 불을 뿜었다.

TOS-1의 열압력탄 발사 훈련

얼마나 퍼부었는지 열압력탄이 건물을 파괴하는
목적의 폭탄이 아님에도 일부 건물은 콘크리트와
철근이 녹아서 무너졌고, 대부분의 건물에
생존자 하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결과 전쟁이 끝난 후 체첸군 3만 명 중
1.4만 명이 사망하게된다.
(사실 이슬람 정신?이 투철한 체첸군이 끝까지
항복 안 하고 저항한 이유도 있긴 하다.)

이처럼 열압력탄은 핵, 생화학무기 다음가는
폭탄으로 백린탄, 집속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인도적 무기이고, 사용돼서는 안될 무기이다.

마치며
"전쟁은 경험해보지 못한자들에게나
즐거운 것이다."
-에라스 뮈스-

저는 나이가 많지 않은 편이라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처음 보는 정규전이기에 정말 충격입니다.
제 인생에서는 전쟁이 난다고하면
단순 압박용 카드이거나 아프간같은
불량국가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에
불과했을 뿐이니 말이죠.
이번 전쟁으로 매일 들려오는 전쟁상황과
소식들은 전쟁이란게 절대로 일어나선
안됨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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